음 악/국악, 민요, 판소리

어사 상봉 대목 "어허 저 걸인아" (오정숙 명창)

은행골 2007. 5. 1. 15:40



  • 어사또와 춘향모 상봉하는데    
아니리
어: 어 내가 어사헌것을 우리선영덕인줄만 알었더니 부처님덕이 반절이요 우리 장모의 덕이 반절이로구나 그러나 저판에 내 만일 이모양으로 들어갔다가는 저 늙은이 성질에 한번 쥐여뜯을 모양이라 내 잠간 속였다가 저 늙은이 화가 좀 꺼진담에 들어가야 쓰겠구나
효: 밖에서 춘향모를 찾는듸 문밖에 사람이 많이와서 무슨 농담헐랴고 부르듯이 꼭 찾던것이였다
어: 일오느라 게 아무도 없느냐 일오느라 일오느라
효: 춘향모 울다가 깜짝놀래
모: 향단아 전일에는 이런일이 없더니 너의아씨가 죽게되니 성주 조왕이 모도 발동이 되어 이러나부다
효: 향단이 여짜오되
향: 마나님 그런게 아니오라 밖에서 뉘가 마나님을 찾습니다
모: 이애야 늬가 이 정황없는 사람을 찾는단 말이냐 네가 나가서 마나님 안게신다고 따보내라 보내
효: 향단이 충충 나오더니
향: 여보시요 누구를 찾으시요
어: 나는 너의 마나님을 잠간 보려 왔으니 너의 마나님 좀 나오시라고 여쭈워라
향: 우리마나님 밖에 가시고 안게시요
어: 너의 마나님 안게시거던 서울삼청동 이몽룡씨 잘되라고 지금 후원에서 빌던 그양반 좀 나오시라고 여쭈워라
효: 향단이 다시 들어와
향: 마나님 여기서 비는소리 그 사람이 밖에서 다 듣고 마나님만 꼭 나오시라고 그래요 잠간 나가보십시오
모: 거 어떤 사람이 정황없는 나를 오라 가라 이리 요란스럽다냐
효: 춘향모가 화낌에 나오것다
 
중중머리
효: 춘향모친이 나온다 춘향어머니 나온다 춘향자친이 나온다 춘향자당님이 나온다 춘향대부인이 나와 싸나운 늙으니 나온다 이도령빙모가 나온다 어사또 장모가 나온다 백수미발의 파뿌리된 머리 가닭가 닭이 집어얹고 구부러진 허리 손들어 얹고 모양이 없이 나온다
모: 거 늬가 날찾나 거누구가 날찾어 날 찾으리가 없것마는 거누구가 날찾어 남원 사십팔방중에 나의 소문을 못들었나 칠십당년 늙은년이 무남독녀 외딸 하나를 옥중에다가 넣어 두고 명재경각 되어있어 정신없이 늙은 나를 무엇허려고 찾어와
어: 나를 모르나 내가 왔네 경세 우경년허니 자네 본지가 오래여 세거인두 백허니 백발이 완연히 되어 자네 일이 말이 아니로세 나를 몰라 어이 자네가 나를 몰라
모: 워따 이사람아 말을 허소 말을 해야 내가 알지 덮어놓고 모르냐고 허니 내가 자네를 알수있나 해는 저 저무러지고 성부지 명부지 헌듸 내가 자네를 어찌알어
어: 허허 늙은이 날 몰라 허허 늙은이 망영이여 나를 몰라 어어 자네가 날 몰라 내 성이 이 이가래도 자네 나를 몰라
모: 옳제 인제 내 알었오 동문밖에 이풍헌 돈 석량 꾸어온것 그것을 달라고 오시었어 수히가서 가오리니 너무 재촉 마르시고 이내 설운말을 들어보오 춘향의 소행을 들어봐요 금산기생 점옥이는 산관사또 수청을 들어 주야농청 호강에다 남원읍 대소사를 제게다 청만 허면 백발백중 영락없고 사또가 대혹허여 제 오라비는 창고직이 제 아범은 행수군관 읍내논 열섬지기 청사뒷밭 보름갈이 이것 저것 모다치면 오륙천금어치나 되는듸 그런것을 마다허고 저모양이 되온줄을 이풍헌님은 아시리다
어: 이짜는 옳네만은 풍헌짜가 아니로세 춘향속도 내가 알고 자네속도 내가 알고 남은 이서방 나를 몰라
모: 그러면 어떤 이가여 성안성밖 많은 이가 어느 이간줄 내가 알어 자네는 성만 있고 이름은 없는가 에엥이
어: 허허 장모 날몰라 우리 장모가 망령이여 나를 몰라 어어 장모 자네가 날몰라
모: 장모라니 뉘기여 남원읍내 오입쟁이놈들 아니꼽고 더럽더라 내딸어린 춘향이가 외인상대를 아니허고 양반 서방을 허였다고 공연이 미워허여 명재경각 되었으니 너의 마음들이 시원허여 쉰사 한마듸는 아니허고 내문전으로 지내면서 빙글빙글 비옷으며 여보게 장모 이가라면 환장헐줄로 장모라면 이갈린다 듣기싫네 어서가소
어: 허허 장모 날몰라 우리장모가 날몰라 자네가 나를 몰은다고허니 거주성명을 일러줌세 서울 삼청동사는 춘향낭군 이몽룡 그래도 자네가 날몰라
효: 춘향어무 이말을 듣고 어간이 벙 벙 흉중이 답답 두눈이 캄캄 한참말을 못하더니마는 우루루루루루 달려들어 어사또 목을 안고
모: 아이고 이것 누구요 몽룡이란말이 웬말인가 참말인가 헛말이니가 어듸보세 아이고 이사람아 어디갔다 이제온가 자네가 참으로 이몽룡인가 어디좀 보아 어디 왔구나 우리사우 왔어 어디를 갔다가 이제 오는가 얼시구나 내사우 하날에서 떨어젔나 땅에서 불끈 솟았나 하운이 다기봉터니 구름속에 쌓여와 에이 천하 독헌사람아 어찌 그리도 무정헌가 가더니마는 영영잊고 일장수서가 돈절이 되니 어찌 그리도 무정헌가 야속허다고 일렀더니 어디를 갔다가 이제와 들어가세 이사람아 뉘집이라고 아니들어오고 문밖에서 개를 짖키는가 들어가세 들어가세 내방으로 들어가
 
아니리
효: 방으로 들어가 좌정한 후에 향단이 절을 허며
향: 소녀 향단이 문안이요
모: 워따 향단아 인제 너의 아씨는 살었다 어서 건너방에 점화좀 허고 뒷숭어미 불러 진지 지으라허고 고두쇠 불러 관청에가 고기 사오라허고 너는 닭잡어 찬수 작만해라 그러고 향단아 위선 그 촛불 좀 가조느라
요: 어사또 이말듣고
어: 촛불은 무엇할랴고 이리 급작히 야단인가
모: 아이고 우리 사우 얼굴을 좀 봐야 허것는듸 눈이 침침해서 보여야제
어: 아 이사람아 내일아침에 보아도 실큰 보고 남을 것을 무엇이 급해서 이 야단인가
모: 따 사우양반은 장부의 마음이라 마음이 넉넉허여 그렇지마는 나는 밤이나 낮이나 기다리고 바래던 우리사우 예전얼굴 예전태도가 그대로 있나 어서 좀 보세
효: 향단이 촛불 가져오니 춘향어무 받어들고 안질앓는 뱁새눈 뽄으로된 눈을 요리씻고 저리씻더니마는 어사또를 자세히 살펴보니 걸인중에도 대방걸인이 되어 코만 훌적훌적허고 앉었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