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악/나훈아

술이 부르는 노래

은행골 2010. 10. 11. 00:20

술이 부르는 노래-나훈아

내가 말하는 음악/해학적 노래 | 2007/09/06 03:14 | 언제나 섬이었다


저녁 무렵,
잠시 바깥에 나갈 일이 있어 밖을 나서니
는비라고 해야할 비가 포슬포슬 내리고 있었으나
바람이 잦은 이 곳의 생리상 그 비가 샤워식으로 날리는 것을 보고
조금 있다가 마냥 밤길을 걸어 볼 작정을 하였었습니다.
그러나,
이내 이 가을에 겨워야 할 날씨는 변덕을 부려 밖을 나설 핑계가 없어졌었습니다.
사실,
아파트촌으로 둘러싸인 이 곳은 바람이 바람난 듯 부는 탓에
계절이 시작할 즈음에
난데없는 골바람으로 몰려오는 바람의 둔중한 무게에 부딪히면
대형추돌사고같은 충격을 느끼게 됩니다.
굳이,
이곳이 부산의 동쪽의 바다를 앞에 두고 산을 뒤에 두는 이유가 아니라고 해도
한무더기의 바람에 부딪히면 바람땜에 아프다는 엄살까지 느낄 수 있는 동네라
겨울이면 바람이 때론 두려울 때가 적잖게 있습니다.
해서,
바람을 피해 다니는 묘수를 생각해 내야 할 정도로
바람의 둔탁한 무게에 부딪히는 아린 아픔은
바람에게 안 당해보고는 알 수가 없는 감각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비가 와도 그 비의 각도를 자연히 가늠해보지 않을 수 없는 퍼센테이지의 비를
관찰하는 일은 저의 비오는 날의 일상이 되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합당한 바람과 내리는 비의 각도의 퍼센테이지에 맞게
비를 맞으러 갈 때의 패션이 따로 정해지기도 합니다.
아까의 저녁에 내리는 비의 양으로 보면
보도를 한 20%로 적시는 배율이므로 적당한 높이의 구두를 신고
조금은 치렁한 치마를 입고 나서면
불어오는 바람의 각도에 따라 가는 비를 우산도 없이 맞으며
온몸을 간지럽히는 물기가 사계절동안 사람의 마음을 비와의 데이트를 작정하기엔
흡족하게 합니다.
남자들은 잘은 모를 청각적인 발자국소리가 더욱 여자이어서 비와 하는 청각적인 데이트는
때론 달콤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필히 높은 하이힐이 아닌 적당히 한 5cm의 높이가 딱 좋습니다.
보도에 적셔진 물기를 찍으며 나는 소리는
비 오는 날 중 가장 알맞은 또ㄴ각ㄱ,또ㄴ각ㄱ의 자음이
발자국마다 한음씩 달려 거리에서 떨어지는 아련한 자음의 메아리는
자꾸만 발자국소리때문이라도 더 길을 걷게 하는 유혹입니다.
그런 날,
혼자서라도 불밝힌 어느 집에 들어가
한 잔의 술을 마실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자연스러울 것 같은 상상만 하는 것 만으로도
즐겁기도 합니다.
그러다,
저녁에 문득 듣고 싶었던 음악이
가장 한국적인 트로트이면서 저녁의 술 한 잔에 가장 어울리는 노래를 떠올렸습니다.
언제나,
혼자서만 상상하는 나의 반란같은 이 상상을 한 번은 현실화 시킬 요량으로
혼자 마실 한 잔의 술과 이 노래를 웃으며 올려봅니다.
한 번은 꼭 달성할 목표 하나가 있다는 즐거움으로 말입니다.
단,
홀로,,,




                                                                         



술이 부르는 노래


작사 나훈아
작곡 나훈아
노래 나훈아


술이란건 이상해
알다가도 모르겠어


괴로워서 마신술은
빨리 취해버리고


기분좋아 마신술은
취하지도 않더라@


따르는 이 술잔은
너를 위해


부어라 이 한잔은
나를 위해


다시 채운 또 한잔은
나와 같이


가슴 아픈 모두를 위해
주고받는 술잔속에


눈물까지 타서 마시고
취한 김에 부르는


내가 아닌
술이 대신 부르는 노래


마이크는 없어도
불러보자


술병을 거꾸로 들고@

찡하는 첫잔술은
추억위해


두번째 이술잔은
내일 위해


마지막 남은 술은
사랑하는


이 세상 모두를 위해
주고 받는 푸념속에


내가 나를 위로하면서
취한김에 부르는


내가 아닌
술이 대신 부르는 노래


들어주는 사람은
없더라도


목 터져라
부르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