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 要 下 雨 娘 要 嫁 人 (천요하우 낭요가인)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
" 비가 오니 어머니는 시집간다" 는 이말은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없는 상황을 비유하는 말로 중국에서 흔히 쓰이는 속담이다.
옛날 주요종(朱耀宗)이라는 젊은 서생이 있었다. 타고난 총명함과 불굴의 노력으로 장원급제하고 황제의 눈에 들어 마침내 부마가 되는 영예를 얻었다.
혼인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주요종은 황제에게 상소를 올려 평생을 과부로 수절하며 아들을 위해 희생하신 자신의 모친에게 정절비를 내려 줄 것을 청하니 황제는 사위의 효심을 기뻐하며 윤허하였다.
벅찬 가슴으로 고향집에 도착한 조요종이 모친에게 정절비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는데 뜻밖에도 모친의 얼굴에는 낭패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무슨일이냐고 묻자 모친이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나는 곧 개가 하려고 한다. 상대는 너를 가르치신 장문거 선생이다. 하니 어떻게 정절비를 받을 수 있겠느냐!" 놀란 아들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였다. " 어머니 안됩니다. 그러면 저는 임금을 속인 죄로 죽음을 면치 못할 것 입니다."
아들이 여덟살 떄 남편을 잃은 뒤 주요종의 모친은 정무거라는 휼륭한 스승을 모셔다가 아들을 맡겼다. 조석으로 한 집에서 살다보니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연모하는 마음이 생겼는데, 아들이 과거에 급제한 후에 정식으로 혼인하기로 약조하였던 것이다.
자식과 연인 사이에 고민하던 모친이 아들에게 말했다. "하늘의 명을 따르도록 하자. 내일 아침에 내 치마를 빨아 널도록 해라. 하루종일 말려서 다 마르게 되면 나는 개가하지 않겠다. 하지만 치마 가 마르니 않으면 개가하라는 하늘의 뜻으로 여기겠으니 더 이상 막지 마라."
그날 밤 맑은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모여들더니 다음날 아침부터 종일 비가 내렸다. 물론 치마는 해가 저물도록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모친이 말했다. " 하늘이 비를 내리니 어미는 시집간다. 하늘의 뜻을 어떻게 거스리겠느냐!"
주요종이 황제에게 모친의 일을 상세히 아뢰고 죄를 청하니 황제는 알지못하고 한 일이라 죄줄 것은 없다라고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니 모친의 뜻대로 하게 하라 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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