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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향수 - 이동원 & 박인수

은행골 2006. 3. 26. 13:10

향수 - 이동원 & 박인수.  







★향수/이동원 & 박인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 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 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






출처 : 그리움을 찾아 떠나는 추억의 팝
글쓴이 : 우리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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