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youtube.com/watch?v=tKpyWZwnLdA
진행자: 매니 파퀴아오에게 역대 파운드 포 파운드 순위(ALL TIME POUND FOR POUND RANKING)를 매긴다면 어느 정도가 되겠습니까? 아마도 20위권 안쪽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당신이 그러한 기록들의 수호자이니만큼 특별히 고견을 들어보고 싶군요. 오늘 경기까지, 오늘 파퀴아오는 역대 파운드 포 파운드의 어디에 위치해 있습니까?
슈거: 저는 이미 그를 가장 위대한 아시안 파이터로 기록했습니다. 제가 아는 한 사상 최강의 왼손잡이이기도 하죠. 이것만으로도 20위 이내는 충분할 것입니다. 그는 오늘 전례가 없는 뭔가를 해냈습니다. 그것은 악마적인 행진 같은 것이죠. 7체급을 거쳐 오면서 7개의 타이틀을 따냈습니다. 이것은 위대한 헨리 암스트롱이 8체급 시대에 3체급을 석권하고 4체급 째에 무승부로 아쉽게 돌아서던 '그' 기록만이 비견될 수 있습니다. 기억하시죠? 저는 암스트롱을 역대 파운드 포 파운드에서 2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보신다면 매니 파퀴아오는 판데온(로마시대 신들을 모시던 신전)에서 (20위보다는)좀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하게 되겠죠.
프로모터 밥 애럼이 평가한 매니 파퀴아오
밥 애럼은 하버드를 졸업한 변호사로 존 F 케네디의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고, 이후 돈 킹을 상대로 복싱 비즈니스를 양분하는 거물로 성장한다. 그의 직업은 시대사적 경기를 주최하는 것이다.
파퀴아오-코토 경기 직후 애럼은 충격적인 발표를 한다.
http://www.youtube.com/watch?v=bJmi992azqk
매니 파퀴아오는 제가 본 최고의 파이터입니다. 알리, 레너드, 헤글러 등, 함께 했던 선수들과 어떤 선수들과 비교해도 그는 단연 최고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런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생각해 보시죠. 그는 자신보다 훨씬 큰, 웰터급에서 최강자 중 한 명을 상대해 더 많은 펀치를 냈고, 스피드에서 우위를 점했으며, 맞지 않으면서 때렸어요.(He out-boxed him) 미구엘이 훌륭한 파이터인 것이 확실하지만 파퀴아오의 그러한 실력이 발휘되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두고 보십시오. 매니 파퀴아오라는 지구 반대편의 남쪽에 있는 필리핀에서 온 한 남자에 의해, 복싱이란 스포츠는 전진할 것입니다. 복싱은 한 때, 야구와 미식축구 등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였습니다. 내 말을 믿으세요. 복싱의 위상은 다시 그런 위치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알리와 레너드보다 위대한 선수라고 밥 애럼은 말하고 있다. 위축되고 있는 복싱 비즈니스를 부활시킬 신흥 동력이라 평가하고 있다.
애럼의 이익은 파퀴아오의 주가와 정비례하게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발언에는 거품이 덮여 있을 것이다. 그러나 훅하고 힘껏 불어서는 없앨 수 없는 거품이다. 필자 따위가 감히 '그렇네, 그렇지 않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개념 상실의 좋은 예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파퀴아오라는 선수가 복싱 역사 전반에서 차지할 파운드 포 파운드 랭킹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일단 접겠다.
대신 오는 3월 14일로 예정된 파퀴아오-메이웨더 경기의 위상이 그동안 있었던 시대사적 대전들과 비교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독자들과 함께 생각해 보고 싶다. 필자는 비교 대상을 1980년대 이후, 파퀴아오나 메이웨더가 타이틀을 따낸 지역 내의 체급에서 벌어졌던 경기들로 한정했다. 하지만 그 이전이라든지 그 이후라도 필자가 놓친 명경기가 있을 것임을 잘 알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견들은 받아 적으며 경청하겠다.
1. 훌리오 세자르 차베즈-퍼넬 휘테커, 1993년 WBC 웰터급 다이틀 매치
차베즈는 이 경기 당시까지 87전 전승 75KO의 전적을 거두고 있었으며, 슈퍼페더급, 라이트급, 라이트웰터급의 3체급 정벌을 달성했다. 수집한 벨트는 WBC, WBA, IBF 등 메이저 기구의 타이틀로만 다섯 개에 달했다.
휘테커는 33전 32승 15KO 1패, 라이트급에서 메이저 3기구 통합을 달성했고, 라이트웰터에선 IBF벨트를 수집했다. 당시 WBC 챔피언으로 역시 세 체급에 걸쳐 다섯 개의 벨트를 가졌던 선수였다. 당시 역사상 가장 맞추기 힘든 복서 중 한 명이라는 평가가 있던 초특급 사우스포였다. 차베즈에 대해서는 '신이 빚은 복서'라는 별명이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
이 경기에서는 총 6체급 10개의 벨트가 충돌했다고 볼 수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5bVLN89rT5k
링크를 따라가면 다음동영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1983년 아론 프라이어-알렉시스 알게요, WBC 라이트 웰터급 타이틀 매치
준수한 외모와 깔끔한 매너로 '링 위의 백작'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알게요는 80전 76승 4패 61KO의 전적을 거두면서 페더급과 슈퍼페더급, 라이트급을 거치며 세 체급에서 각각 하나씩의 벨트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사상 최초로 4체급 달성을 위해 아론 프라이어의 영지 라이트 웰터급을 침공했다. 당시 알게요는 31전 전승 29KO를 거뒀는데 이 경기 직전까지 23연속 KO승을 달리고 있던 중이었다. 알렉시스 알게요의 스타성과 아직 전인미답으로 남아있던 4체급에 대한 도전으로 역사적 가치가 풍부했던 경기였다.
http://www.youtube.com/watch?v=tSYo9BixrjU
http://www.youtube.com/watch?v=bX_7vAOGLcc
니카라과의 마나구와 시에서 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알게요는 올해 7월1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명복을 빈다.
3. 1981년 살바도르 산체스-윌프레도 고메즈, WBC 페더급 타이틀전
고메즈는 77년 염동균 선수를 이기고 WBC 슈퍼밴텀급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가 산체스에게 도전할 때, 정복한 체급은 단지 하나. 즉 산체스와의 경기가 두 번째 체급에 대한 도전이었을 뿐이고, 산체스 역시 페더급의 그것이 유일한 벨트였다. 그러나 고메즈는 카를로스 사라테와의 'KO왕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점 때문에 당시 최고의 슈퍼스타 중 한 명으로 꼽혔다는 특징이 있다.
사라테와 고메즈, 둘의 대전 당시 사라테는 52전 전승 51KO를 거두고 있었고, 고메즈의 경우 데뷔전의 무승부를 제외한 21전에서 연속 KO를 기록하던 중이었다. 양 선수 도합 74승 72KO라는 기록이었다.
당 경기에서 KO승을 거두며 사라테를 저지한 고메즈는 이후 10명을 더 상대해 모두 KO승을 거두며 연속 KO기록을 32로 늘였다.
산체스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린다. 고메즈를 잡은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업적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산체스 최후의 상대였던 아주마 넬슨(15회 KO승으로 산체스 승리)이 이후 3체급을 달성했다는 점을 덧붙이면 산체스의 위업도 그리 만만하지만은 않다. 더군다나 산체스는 이 경기 이후 세 경기를 더 치르고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기 때문에 이 선수의 레코드에는 독특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물론 이것에 집착하는 것은 필자만의 어리석음일지도 모른다.
http://www.youtube.com/watch?v=Y0dt-YiV7rw
4. 오스카 델라 호야-펠릭스 트리니다드, 1999년 WBC IBF 웰터급 통합 타이틀전
호야는 이 경기 전까지 31전 전승 24KO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라이트급에서 차베즈의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으며, 웰터급에서 다시 한 번 차베즈와 대전해 완승을 거뒀다. 호야는 당시까지 4체급에서 5개(WBO벨트 포함) 벨트를 쓸어 담던 중이었다. 이 경기는 사실 호야의 승리로 보는 것이 맞지만 경기 후반부 포인트의 우세를 확신한 호야가 지키기 위주의 경기를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본 부심들이 트리니다드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이 경기는 헤비급 경기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PPV 100만장 이상을 판 경기로 역사에 기록 됐다. 총 140만장을 팔았고, 이것은 같은 해에 있었던 타이슨-루이스 1차전의 120만장 판매에 비해 월등한 기록이었다.
5. 슈거 레이 레너드-토머스 헌즈, 1981년 WBC WBA 웰터급 통합 타이틀전
설명이 따로 필요 없을 것이다. 레너드는 두란 전에서 당한 첫 패배를 리턴 매치에서 되갚고 WBC 웰터급 벨트를 되찾았다, 이후 아유브 칼루에를 때려잡으면서 라이트미들급 벨트를 허리에 감게 된다. 31전 30승 1패 21KO로 2체급 달성.
WBA 웰터급에서 턱 분쇄기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피피노 쿠에바스를 때려잡고 벨트를 따낸 헌즈의 당시 전적은 32전 전승 30KO. 이후 이 선수들이 쓸어가게 되는 타이틀의 개수는 엄청나다.
헤글러, 레너드, 헌즈, 두란을 묶어 흔히 페뷸러스 4(F4, 이쪽이 오리지널이다. Fabulous: 터무니없는, 믿어지지 않는, 전설적인, 끝내주는)라고 하며, 이들은 1980년대의 복싱, 혹은 그 이상을 정의하고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eUn60FzzoxY
http://www.youtube.com/watch?v=3t9eUCLvBxU
http://www.youtube.com/watch?v=39diugtYot0
http://www.youtube.com/watch?v=oN-mk35fI-w
http://www.youtube.com/watch?v=6x-OOdT0el8
6. 로베르토 두란 대 슈거레이 레너드 1차전 1980년 WBC 웰터급 타이틀전
당시 레너드는 '올림픽 금메달-골든 글러브'라는 미국 복싱의 엘리트 코스를 순조롭게 돌파했다. 프로로 넘어와서 당시 천재라고 불리던 챔피언 윌프레도 베니테즈를 극적인 15라운드 KO로 눕히면서 WBC 웰터급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두란을 만나기 전까지의 전적은 27전 전승 18KO.
두란은 72전 71승 1패 61KO를 기록 중이었다. 1972년에 켄 뷰케넌을 13회에 쓰러뜨리고 WBA 라이트급의 왕좌를 차지한 이후, 79년 웰터급에서 떠오른 초신성 레너드를 사냥하기 위해 타이틀을 반납할 때까지 12차 방어전에 성공했다. 그 중 11명의 도전자들은 끝까지 서 있을 수 없었다. 라이트급 시대의 두란은 당 체급에서 가장 압도적인 선수 중 한 명으로 기억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는 가장 악랄한 방식으로 인간을 사냥하던, 지옥에서 온 야수였다고 생각한다.
이 경기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치러졌다. 관객의 수효는 무려 5만에 달했다.
파퀴아오-메이웨더전의 경기장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마도 메디슨 스퀘어 가든이나 MGM그랜드 가든 아레나의 수용인원 17000여명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말하자면 이 경기는 두란과 레너드의 경기처럼 올림픽 스타디움이나 야구장, 미식 축구장 등 5만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서 열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
http://www.youtube.com/watch?v=9SwxhqOpA1M
http://www.youtube.com/watch?v=jZnsDfrnZjY
http://www.youtube.com/watch?v=ZT1hknlqzIo
http://www.youtube.com/watch?v=iFt2vePFXHc
http://www.youtube.com/watch?v=vDq2rAP9CfU
http://www.youtube.com/watch?v=u45xvjRSvAk
http://www.youtube.com/watch?v=iNVCEBRv7so
여기까지, 필자가 생각하는 몇 편의 역사적인 경기를 소개했다.
파퀴아오의 전적은 55전 50승 3패 2무 38KO, 8체급(밥 슈거는 7체급이라 언급하고 있지만, 데뷔 초 주니어 플라이급 시절이 있었으므로 사실은 8체급이다)에서 6개(밥 슈거는 7개라고 언급하는데 이것은 기구가 아닌 '링'지가 수여한 페더급 벨트를 포함한 숫자다. 기구의 타이틀은 6개), 혹은 7개의 벨트를 수확했다.
메이웨더 주니어의 전적은 40전 전승 25KO, 5체급에서 6개의 벨트를 주무르고 있다. 양 선수 도합 13체급 12개(혹은 13개)의 벨트가 충돌하는 형국이다. 가히 '벨트의 제왕'을 결정하는 대결이라 할 수 있다.
만약 파퀴아오-메이웨더 전이 위에 열거한 대전들에 비견될만 하다면, 이 경기를 목격할 가치는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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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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