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악/국악, 민요, 판소리

춘향전 중 사랑가

은행골 2007. 5. 1. 13:53

 

판소리 춘향가 中 사랑가





 

       사랑가



      아니리

      춘향모 술잔 받어 들고, 도련님도 이삼배 잡수시었구나.

      알심있는 춘향모가 향단이 불러서 자리 보존 시켜놓고,

      향단이 다리고 건넌방으로 건너가고,

      춘향과 도련님과 단둘이 앉었으니, 그 일이 어찌 될 일이냐!

      이날 밤 정담이야 서불진혜요 언불진혜로다.

      하루가고 이틀가고 오륙일이 지내가니,

      나이 어린 사람들이 부끄러움은 훨씬 멀리 가고,

      정만 답쑥 들어 하루난 안고 누워 둥굴면서 사랑가로 즐겨보는디.



      진양조

      만첩청산 늙은 범이 살진 암캐를 물어다 놓고,

      이는 다 덥쑥 빠져 먹든 못허고, 으르르르르르르렁 어헝 넘노난듯,

      단산 봉황이 죽실을 물고 오동 속을 넘노난듯,

      북해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간으 넘노난듯,

      구곡 청학이 난초를 물고 세류간의 넘노난듯,

      내 사랑 내 알뜰 내 간간이지야, 오호 둥둥 니가 내 사랑이지야.

      목락무변수여천의 창해같이 깊은 사랑,

      삼오신정 달 밝은듸 무산천봉 완월사랑,

      생전 사랑이 이러허니 사후기약이 없을소냐!

      너는 죽어 꽃이되되 벽도홍삼춘화 가 되고,

      나도 죽어 범나비 되되,춘삼월 호시절에 니 꽃송이를

      내가 덥쑥, 안고 너울너울 춤추거드면 니가 날인줄 알려므나.

      화로허면 접불래라 나비 새 꽃 찾어간즉, 꽃되기는 내사싫소.

      그러면 죽어서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종로 인경이 되고,

      나도 죽어 인경 마치가 되여, 밤이면 이십팔수, 낮이면 삼십삼천

      그저 댕 치거드며는 니가 날인줄 알려므나.

      인경되기도 내사싫소.그러면 죽어 될것 있다.

      너는 죽어 글자가 되되,

      따 '지', 따 '곤', 그늘 '음', 아내 '처', 계집 '녀',자 글자가 되고,

      나도 죽어 글자가 되되,

      하늘 '천', 하늘 '건', 날 '일', 볕 '양' 지아비 '부', 기특 '기',

      사내 '남', 아들 '자',자 글자가 되여

      계집 여변에가 똑같이 붙어서서 좋을 '호'자로만 놀아보자 .



      아니리

      얘, 춘향아. 우리 한번 업고 놀자.

      아이고, 부끄러워서 어찌 업고 논단 말이요?

      건넌방 어머니가 알면 어떻게 허실라고 그러시오?

      너으 어머니는 소시 때 이보다 훨씬 더 했다고 허드라.

      잔말 말고 업고 놀자."



      중중머리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이이이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 내 사랑아.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둥글 둥글 수박 웃봉지 떼뜨리고, 강릉 백청을 따르르르 부어,

      씰랑 발라 버리고, 붉은 점 웁벅 떠 반간 진수로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지루지허니

      외가지 당참외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니 무엇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앵도를 주랴, 포도를 주랴, 귤병 사탕으 혜화당을 주랴?

      아매도 내 사랑아.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을래?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도령 서는듸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어. 아매도 내 사랑아.

      저리 가거라. 뒤태를 보자. 이만큼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 아장 걸어라. 걷는태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매도 내사랑아.



      아니리

      이 애 춘향아 나도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날 좀 업어다오,

      도련님은 나를 개벼워서 업었지만,

      나는 도련님을 무거워서 어찌 업고 논단 말이요?

      내가 널더러 무겁게 업어 달라드냐?

      내 양팔을 니 등 위에 얹고, 징검징검 걸어다니면

      다 그 안에 좋은 수가 있느니라.

      춘향이가 이제는 파급이 되어 도련님을 낭군자로 업고 노는듸.



      중중머리

      둥둥둥 내 낭군. 어허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자가 절로 나~

      부용 작약의 모란화, 탐화봉접이 좋을 '호',

      소상동정 칠백리 일생으 보아도 좋을 '호'로구나.

      둥둥둥 어허 둥둥 어허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 애 춘향아, 말 들어라.

      너와 나와 유정허니 정자 노래를 들어라.

      담담장강수 유유원객정 하교불상송허니,

      강수의 원함정 송군남포불승정 무인불기으송아정,

      하염태수의 희유정 삼태육경으 백관조정.

      주어 인정 복 없어 방정. 일정 실정을 논정허면,

      니 마음 일편단정. 내 마음 원형이정.

      양인심정 탁정타가, 만일 파정이 되거드면

      복통절정 걱정되니, 진정으로 완정허잔 그 정자노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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