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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 도연명(陶淵明)의 권고

은행골 2011. 1. 22. 04:28

51-2. 도연명(陶淵明)의 권고

 

 

 도연명(陶淵明)은 중국의 대표적 시인(365~427)으로, 이름은 잠(潛). 호는 오류선생(五柳先生). 연명은 자이다. 동진(東晉) 말기부터 남조(南朝)의 송(宋) 초기에 걸쳐 생존했다. 중국의 자연주의시인의 아버지로 모든 유명한 시인들이 그의 시 정신을 이어받아서 발전시켜 왔다. 그의 생애는 항상 곤궁하였으나 그의 사상은 언제나 고결하고 담박하였다. 그의 시 중에 후생을 권면(勸勉)하는 내용이 있어서 권학문에 삽입하여 소개한다.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 :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는 것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 길 위의 먼지처럼 부질없이 나부낀다.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 흩어져 바람 따라 떠도니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 이는 이미 무상한 몸이라

落地為兄弟(락지위형제) : 세상에 태어나면 모두 형제 된 것이니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 어찌 반드시 골육끼리만 친할까?

得歡當作樂(득환당작악) : 기쁜 일 생기면 마땅히 즐기리니

斗酒聚比鄰(두주취비린) : 한 말의 술 있으면 이웃을 불러 모으게

盛年不重來(성년불중래) : 청춘은 다시 오지 않는 것이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 하루에 새벽 두 번 오기 어려운 것과 같아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 때가 오면 마땅히 힘써 노력하라

歲月不待人(세월불대인) :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내 몸이 부모에게서 태어났다하나 엄밀히 따져보면 내 뜻대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사는 일마저도 마치 무상(無常)한 몸이 길 위에 굴러다니는 먼지처럼 바람 부는 대로 이리저리 불려 다니는 것과 같다. 그러니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 모두가 형제나 다름없는데 구태여 골육(骨肉)을 따져서 무엇 하나? 좋은 일 생기면 술을 장만해서 마시면서 즐기세. 우리들 짧은 인생들이여! 하루에 두 번 새벽이 오지 않듯이 젊은 날은 다시 오지 않는다네. 때가 오면 힘써서 공부하게, 무심한 세월은 사람을 위하여 기다려주지 않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고 병들면 못 노나니..’ 우리나라 가요의 한 구절이 실감난다. 좋은 세월은 두 번 오지 않으니 즐길 일 있으면 즐기고 때를 잃지 말고 열심을 내어 일하고 공부하는 인생목표가 필요하다. 땀 흘려 일하는 개미보다 좋은 세월 노래하며 풍류도 즐기는 베짱이 신세가 더 보람되다고 생각해본다. 인생이 덧없음을 안 뒤에는 하려해도 이룰 수 없어 후회만 쌓이게 마련이다. 내가 이 오류선생의 시를 평소에 좋아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