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터/아름다운 시

[스크랩] 유치환 - 바위

은행골 2011. 7. 28. 10:28




바위 -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노(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憶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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