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 Charles de Foucauld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입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입니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인생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달려있음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문제임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 자신을 비교하기보다는
내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인생은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무엇을 아무리 얇게 베어낸다 해도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한다는 것을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의 만남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면서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우는 자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영웅임을
나는 배웠습니다.
사랑을 가슴 속에 넘치게 담고 있으면서도
이를 나타낼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음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에게도 분노할 권리는 있으나
타인에 대해 몰인정하고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진정한 우정은 끊임없이 두터워진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도 이와 같다는 것을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해서
나의 모든 것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님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또,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친구라고 해도 때때로 그들이 나를 아프게 하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용서를 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고
내가 내 자신을 때로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고 하더라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의 책임인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가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님을
그리고 우리들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나는 배웠습니다.
밖으로 드러나는 행위보다 인간 자신이 먼저임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한 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앞과 뒤를 계산하지 않고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이
결국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서 앞선다는 것을
내가 알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에 의하여
내 인생의 진로가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사람들을 도울 힘이 내게 없다고 생각할 때에도
사람들이 내게 울면서 매달릴 때에는
여전히 그를 도울 힘이 나에게 남아 있음을
나는 배웠습니다.
글을 쓰는 일이 대화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 마음의 아픔을 덜어준다는 것을
나는 배웠습니다.
나는 배웠습니다.
내가 너무나 아끼는 사람들이
너무나 빨리 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을
그리고, 정말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과
나의 믿는 바를 위해 내 입장을 분명히 한다는 것,
이 두 가지 일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을 받는 것을...
근대 프랑스가 낳은 가장 위대한 수도자였던 Charles de Foucauld(샤를 드 푸코)는 1858년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당시 프랑스는 가톨릭 국가였기에 그 역시 태어나면서부터 신자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어린 나이에 양친을 여의면서 그는 신앙의 길을 버리게 된다. 그리고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여 장교가 되어 북아프리카에서 일어난 반란군 진압에 투입되어, 상관의 명령에 따라 반란군의 심장을 겨누어 총을 쏘면서 그는 인생에 대하여 큰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 후 군대를 스스로 떠나 학자로서 모로코를 탐험하던 중, 그 곳의 이슬람교도들이 깊은 신앙 속에서 신앙을 따라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하느님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다시 가톨릭으로 귀의한다.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의 수도원 생활을 거쳐 그의 나이 43세 되던 1901년 신부 서품을 받은 후 당시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여겨지던 아프리카 사하라의 베니아베스로 들어가 1916년 12월 한 토착민이 쏜 총에 맞아 숨질 때까지 15년 동안 그곳에서 원주민들과 더불어 살면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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