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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못 보내드려요

은행골 2009. 5. 30. 08:04

"이대로는 못 보내드려요"…운구차량, 추모인파에 3시간 포위

노컷뉴스 | 입력 2009.05.29 18:30

 




[CBS경제부 권민철 기자]

29일 오후 공식적인 영결식이 모두 끝나고서도 고인을 조금이라도 더 보겠다는 추모 인파들이 몰리면서 노 전 대통령을 태운 운구차량은 3시간 넘게 서울역 부근을 배회해야 했다.

서울광장의 노제를 끝으로 공식적인 영결식은 모두 끝난 시각은 이날 오후 2시 15분.
그러나 추모인파들의 고인에 대한 배웅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서울역까지 1Km, 걸어서 16분 거리를 고인을 태운 운구차량은 50분이나 걸려 도착했다.

마지막 가는 길, 조금이라도 더 함께 하고 싶은 추모객들이 고인을 에워쌌기 때문이다.
이유미(여 22)씨는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길이니까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따라왔다"며 수건을 적셨다.

유원종(남 46)씨는 "고인이 하셨던 일을 제대로 성원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더 반성하고 또 끝까지 참여해서 이 마음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서 이렇게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운구차량은 서울역에서 추모객을 뒤로 하고 용산을 거쳐 반포대교를 통해 고속도로에 진입하려 했다.

그러나 남영역 부근에서 삼각지 방향으로 직진을 포기하고 용산구청 쪽으로 우회전하며 추모객을 떨어뜨리려 했지만 이 역시 허사였다.

3만 명 정도의 추모객이 2만 명 정도로 줄었을 뿐 좀처럼 앞길을 내주지 않았다.
운구행렬이 용산구청 네거리에서 좌해전해 삼각지로 넘어가기 위해 '욱천고가'로 접어들었을 때 결국 경찰이 나섰다.

마침내 장의위원들이 추모객들 설득에 성공한 오후 5시 20분, 추모객들은 울분을 삼키며 꼭 부여잡았던 고인의 바짓가락을 그때서야 놓았다.

길에서의 마지막 인사라는 노제가 끝난 지 3시간이 훌쩍 지난 시점이었다.
그의 마지막 체취를 조금이라도 더 느끼려는 듯 추모객들은, 고인이 황천길에 오른 눈물의 삼각지 일대를 쉽사리 떠나지 못한 채 그가 사라진 남녘을 향해 오랫동안 눈시울을 적셨다.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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