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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홍만선(洪萬選)의 가어(嘉語)-3-계심노(戒心怒)

은행골 2011. 1. 22. 04:59

42. 홍만선(洪萬選)의 가어(嘉語)-3-계심노(戒心怒)

 

 

 홍만선(洪萬選)은 조선후기의 실학자(實學者)로 본관은 풍산(豊山), 자는 사중(士中), 호는 유암(流巖)이다.(1643-인조 21년~1715-숙종 41년)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백가지 병의 침입을 막는 길이라 했다. 마음은 사람의 심장 안에 거하니 심장의 동요를 막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마음의 동요는 성내는 감정이 가장 큰 피해를 준다고 했다. 성내는 일도 무섭지만 지나치게 기뻐하고 즐거워해도 심장엔 손상이 온다는 것이다. 성내는 일이 왜 무서운 것인지, 어찌하면 성내는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지, 기쁨과 즐거움은 모두 좋은 것인지 경계한 글이다.

 

계심노(戒心怒-마음의 성냄을 삼가하라)

 

陶隱居曰(도은거왈)       : 도은거는 이렇게 말하였다.

道家第一義(도가제일의) : "도가(道家)에서 제일의(第一義)로 삼는 것은

令人少嗔怒(령인소진노) : 사람으로 하여금 성을 적게 내게 하는 것이다."

明道先生曰(명도선생왈) : 명도선생은 이렇게 말하였다.

夫人之情(부인지정)       : "대체로 사람의 감정 중에서

易發而難制者(역발이난제자) : 발생하기는 쉽고 억제하기 어려운 것은

惟怒爲甚(유노위심)       : 오직 성내는 것이다.

第能於怒時(제능어노시) : 다만 성이 날 때에

遽忘其怒(거망기노)       : 빨리 그 노여움을 잊고

而觀理之是非(이관리지시비) : 이치의 옳고 그름을 관찰할 수 있으면

亦可以見外誘之不足惡(역가이견외유지불족악) : 또한 외부의 유혹도 미워할 것이 못 됨을 발견할 수 있게 되어

而於道亦思過半矣(이어도역사과반의) : 도(道)에 대해서 반 이상은 이해하게 될 것이다."

忿怒(분노) : 분하고 노했을 경우

則氣逆嘔血(칙기역구혈) : 기가 역상(逆上)하면 피를 토하고

氣激傷肝(기격상간) : 기운이 격동되면 간장(肝臟)이 손상된다.

朝勿嗔恚(조물진에) : 아침에는 성내지 말아야 한다.

當食暴嗔(당식폭진) : 음식을 대하고 사납게 꾸짖으면

令人神驚(령인신경) : 사람으로 하여금 정신을 놀라게 한다.

多思則神散(다사칙신산)            : 생각이 많으면 정신이 흐트러지고

心虛而外邪從(심허이외사종)      : "심장이 허약해지면 외사(外邪)가 따른다."

多念則心勞(다념칙심로)            : 염려가 많으면 마음이 피로해지며,

多喜則傷心(다희칙상심)            : 기쁜 일이 많으면 마음이 손상되고

多樂則心神邪蕩(다악칙심신사탕) : 즐거운 일이 많으면 심신(心神)이 방탕해지며,

多愁則心懾(다수칙심섭)            : 근심이 많으면 마음이 떨린다.

又曰(우왈)                             : 또 말하기를

頭面焦枯(두면초고)                  : "머리와 얼굴이 야윈다." 하였다.

多好則志氣潰溢(다호칙지기궤일) : 너무 좋아하면 지기(志氣)가 넘치고

多惡則精爽奔騰(다악칙정상분등) : 미워하면 정상(精爽;영혼)이 분등(奔騰)하며,

多機則智慮沈迷(다기칙지려침미) : 기지(機智)가 많으면 사려(思慮)가 침체되어 혼미해지는데,

玆乃伐人之生(자내벌인지생)       : 이것은 곧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것으로서

甚於斤斧(심어근부)                   : 칼이나 도끼보다 더 심한 것이다.

 

 도가(道家)에서 가장 으뜸으로 삼는 경계는 ‘사람이 성내는 일을 적게 하라.‘ 는 것이다. 감정을 모두 다스릴 수 없는 인간은 불가피하게 성내는 일이 있을 수 있으니, 되도록 감정 중에서 성내지 말라고 가르친다.

 

 사람의 감정 중에서 일어나기 쉽고 억제하기 어려운 것은 성내는 감정이다. 성이 날 때에 빨리 그 노여움을 잊고 사리의 옳고 그름을 관찰해서, 외부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다면 도에 대하여 반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분노(忿怒)했을 때는 기(氣)가 역상(逆上)하면 피를 토하고 기(氣)가 격동하면 간장(肝臟)이 손상되며, 아침에는 성내지 말아야 한다. 하루 종일 일이 잘못되기 쉽다. 식사할 때는 사람을 꾸짖어서 정신을 놀래게 해서는 안 된다.

 

 생각이 많으면 정신이 산만해지고, 마음이 허약하면 사사로운 것이 엿본다. 염려가 많으면 피로하고 지나치게 즐거워하면 마음이 상한다.

 

 즐거운 일이 많으면 심신이 방탕하기 쉽고, 근심걱정이 많으면 마음이 떨리고 얼굴이 야윈다. 너무 좋아하면 의욕이 넘치고, 사람을 미워하면 정신이 흥분하며, 기지가 지나치면 오히려 생각이 혼미해진다. 이 모든 마음의 동요는 사람의 생명을 서서히 해치는 감정으로 도끼나 칼보다 더 두려운 것이니, 경계하라.' 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