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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홍만선(洪萬選)의 가어(嘉語)-6-도가치심치병술(道家治心治病術)

은행골 2011. 1. 22. 05:14

45. 홍만선(洪萬選)의 가어(嘉語)-6-도가치심치병술(道家治心治病術)

 

 

 홍만선(洪萬選)은 조선후기의 실학자(實學者)로 본관은 풍산(豊山), 자는 사중(士中), 호는 유암(流巖)이다.(1643-인조 21년~1715-숙종 41년)

 

 선생은 도가(道家)인 광자원(鄺子元)의 말을 빌려서, 모든 병의 원인은 마음에서 비롯되니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병을 고칠 수 있다 하였다.

 

 

도가치심치병술(道家治心治病術-도가의 마음과 병을 다스리는 법)

 

鄺子元(광자원) : 광자원(鄺子元)이

由翰林補外十餘年(유한림보외십여년) : 한림(翰林)에서 외직으로 보임된 10여 년에

常佗傺無聊(상타제무료) : 항상 실망을 안고 무료하게 지내다가

遂成心疾(수성심질)       : 드디어 마음병이 생겼는데,

每疾作(매질작)             : 병이 발작할 때마다

輒昏憒如夢(첩혼궤여몽) : 문득 꿈속처럼 혼몽하기도 하고

或發譫語(혹발섬어) : 헛소리를 하기도 하였다.

有老僧曰(유로승왈) : 어떤 노승(老僧)이 말하기를,

相公貴恙(상공귀양) : "상공(相公)의 병은

起於煩惱(기어번뇌) : 번뇌에서 비롯된 것인데,

煩惱生於妄想(번뇌생어망상) : 번뇌는 망상에서 생깁니다.

夫妄想之來(부망상지래)       : 대체로 망상이 생기는 데는

其幾有三(기기유삼) : 세 가지 계기가 있습니다.

或追憶數十年前榮辱恩讎悲歡離合及種種閑情(혹추억수십년전영욕은수비환리합급종종한정) : 오래전의 영화와 욕됨, 은혜와 원수 됨, 슬픔과 기쁨, 만나고 헤짐 등을 한가할 때 추억해보는 곳에 있는데

此是過去妄想也(차시과거망상야) : 이는 과거에 대한 망상입니다.

或事到眼前(혹사도안전)             : 눈앞에 닥친 일은

可以順應(가이순응)                  : 순리로 응해야 합니다.

而却乃畏首畏尾(이각내외수외미) : 그런데 수미(首尾)가 위축되어

三翻四覆(삼번사복) :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며

猶豫不決(유예불결) : 결정을 짓지 못하여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此是現在妄想也(차시현재망상야) : 이는 현재의 망상입니다.

或期望日後富貴榮華皆如其願(혹기망일후부귀영화개여기원) : 또 후일의 부귀와 영화를 소원대로 이루어지기를 희망하거나

或期望子孫登庸以繼書香與夫(혹기망자손등용이계서향여부) : 자손들이 출세하여 서향(書香)을 계승하기를 희망하고,

一切不可必成不可必得之事(일절불가필성불가필득지사) : 또는 일체의 꼭 이룩할 수도 없고 될 수도 없는 일을 기대하여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此是未來妄想也(차시미래망상야) : 이는 미래에 대한 망상입니다.

三者妄想(삼자망상) : 이 세 가지 망상은

忽然而生(홀연이생) : 홀연히 생겼다가

忽然而滅(홀연이멸) : 홀연히 없어지므로

禪家謂之幻心(선가위지환심) : 선가(禪家)에서는 이를 '환심(幻心)'이라고 하며,

能照見其妄(능조견기망)       : 그 망상을 환히 볼 수 있게 되어

而斬斷心頭(이참단심두)       : 아예 마음에서 끊어버릴 수 있게 되면

禪家謂之覺心(선가위지각심) : 선가에서는 이를 '각심(覺心)'이라고 합니다.

故曰不患念起(고왈불환념기) : 그래서 '잡념이 생기는 것을 근심할 것이 아니라

惟患覺遲(유환각지)             : 오직 깨달음이 더딤을 걱정해야 한다.'고 하니.

此心若同太虛(차심약동태허) : 이 마음이 만약 허공과 같다면

煩惱何處安脚(번뇌하처안각) : 번뇌가 어디에 발붙일 수 있겠습니까."하고,

又曰相公貴恙(우왈상공귀양) : 또 말하기를, "상공의 병은

亦原於水火不交(역원어수화불교) : 또한 신수(腎水)와 심화(心火)가 서로 조화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 된 것입니다.

凡溺愛冶容(범닉애야용) : 무릇 야용(冶容-女色)에 빠져서

而作色荒(이작색황) : 색황(色荒-女色을 탐함)이 되는 것을

禪家謂之外感之慾(선가위지외감지욕) : 선가에서는 이를 '외감(外感)의 욕구'라 하고,

夜深枕上(야심침상) : 깊은 밤 잠 자리에서

思得冶容(사득야용) : 야용을 그리워하여

或成宵寐之變(혹성소매지변) : 혹 밤새껏 꿈을 꾸는 변화가 생기기도 하는데

禪家謂之內生之欲(선가위지내생지욕) : 선가에서는 '내생(內生)의 욕구'라고 합니다.

二者之欲(이자지욕) : 이 두 가지 욕구에

綢繆染着(주무염착) : 얽매여 빠지게 되면

消耗元精(소모원정) : 원정(元精)이 소모되는데,

若能離之(약능리지) : 만약 이를 떨쳐 버릴 수 있으면

則腎水自然滋生(칙신수자연자생) : 신수(腎水)가 자연히 불어나서

可以上交於心(가이상교어심)       : 위로 심화(心火)와 조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至若思索文字(지약사색문자)       : 그밖에 문자(文字)를 사색(思索)하느라

忘其寢食(망기침식)             : 침식(寢食)까지 잊는 것을

禪家謂之理障(선가위지리장) : 선가에서는 '이장(理障)'이라 하고,

經綸職業(경륜직업)             : 직업(職業)을 경륜하느라

不告劬勩(불고구예)             :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 것을

禪家謂之事障(선가위지사장) : 선가에서는 '사장(事障)'이라 하는데,

二者之障(이자지장) : 이러한 것은

雖非人欲(수비인욕) : 비록 인욕(人欲)은 아니라 하더라도

亦損性靈(역손성령) : 성령(性靈)을 손상시키는 것이니,

若能遣之(약능견지) : 만약 이를 제거할 수 있다면

則心火不至上炎(칙심화불지상염) : 심화(心火)가 위로 타오르지 않고

可以下交於腎(가이하교어신) : 아래로 신수(腎水)와 조화될 것입니다.

故曰塵不相緣(고왈진불상연) : 그래서 '진사(塵事)와 서로 인연이 없으면

根無所寓(근무소우)            : 병근(病根)이 발붙일 데가 없다.' 하였고,

又曰苦海無邊(우왈고해무변) : 또 '고해(苦海;괴로운 세상)는 가없으나

回頭是岸(회두시안)             : 머리를 돌리면 이것이 곧 피안(彼岸)입니다.'

子元如其言(자원여기언)        : 광자원이 그의 말대로 하여,

獨處一室(독처일실) : 한 칸 방에 홀로 거처하면서

掃空萬緣(소공만연) : 온갖 인연을 씻어버리고

靜坐月餘(정좌월여) : 한 달 남짓 동안 조용히 앉아 수양하였더니,

心疾如失(심질여실) : 마음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여기서는 도가(道家)에서 마음을 다스리고(治心) 병을 다스리는(治病)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첫째 과거의 원망이나 노여움, 현재의 욕구불반이나 과도한 계획, 미래에 대한 집착 등은 각종 망상(妄想)이 되는데, 이를 환심(幻心)이라 한다. 이 환심(환각적 망상)에서 벗어나는 경지를 각심(覺心)이라한다.

 

 두 번째는 마음에 음란한 마음을 품고 원정(元精)을 소모시키면 내생(內生)의 욕구가 일어나는데, 마음에 화(火)를 불러서 신장(腎臟)이 소모된다.

 

 세번째는 학문에 지나치게 골몰(汨沒)하면 신체현상에 막힘이 오는데, 이런 현상을 이장(理障)이라한다. 이장현상은 사람의 욕망은 아니더라도 성령(性靈)을 손상시킨다.

 

 그러므로 사람 사는 세상은 끝이 없는 고해(苦海)라 하지만 한 번 머리를 돌리면 그 곳에 이상향(理想鄕)이 있음을 모른다. ‘세상을 잊고 묵연정좌(黙然靜坐)해서 마음을 비우면 모든 병이 완치된다.’ 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