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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홍만선(洪萬選)의 가어(嘉語)-8-성기욕(省嗜慾)

은행골 2011. 1. 22. 05:20

47. 홍만선(洪萬選)의 가어(嘉語)-8-성기욕(省嗜慾)

 

 홍만선(洪萬選)은 조선후기의 실학자(實學者)로 본관은 풍산(豊山), 자는 사중(士中), 호는 유암(流巖)이다.(1643-인조 21년~1715-숙종 41년)

 

 이 글은 옛사람이 남녀 간의 성욕(性慾), 또는 성행위(性行爲)에 대한 절제(節制)를 적은 것이다. 현대적 사고나 지식에 다소 어긋남이 있는 것도 있으나, 고전적해석(古典的解釋)으로 이해하며 읽어주기 바란다.

 

성기욕(省嗜慾-기욕을 줄임

 

病者所由適于死之路也(병자소유적우사지로야) : 병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고

慾者所由適于病之路也(욕자소유적우병지로야) : 욕심은 병으로 가는 길이며,

邇聲色者所由(이성색자소유) : 성색(聲色)을 가까이함은

適于慾之路也(적우욕지로야) : 욕심으로 가는 길이다.

塞此三路(새차삼로) : 이 세 가지 길을 막으면

可以延生(가이연생) :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사람의 병은 죽음으로 가는 길, 욕심은 병으로 가는 길, 호색(好色)은 욕심으로 가는 길이니 이 세 가지를 막을 수 있다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人之壽命(인지수명) : 사람의 수명은

主乎精氣(주호정기) : 주로 정기(精氣)에 달려 있는데,

猶燈之有油(유등지유유) : 이는 마치 등불의 기름이나

魚之有水(어지유수)       : 물고기에 있어서 물과 같다.

油楛則燈滅(유고칙등멸) : 기름이 마르면 등불이 꺼지고

水涸則魚亡(수학칙어망) : 물이 마르면 고기가 죽는다.

世之沈溺者(세지침닉자) : 세상에 기욕(嗜慾)에 빠짐은

如纖塵落水(여섬진락수) : 마치 작은 티끌이 물에 빠지고

片雪投湯(편설투탕) : 한 조각 눈이 끓는 물에 떨어지는 것과 같다.

 

 *사람의 수명(壽命)은 정기(精氣)에 달려 있다. 이는 마치 등불에서 기름과 같고 고기에게 물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 기름이 마르면 불이 꺼지고 물이 마르면 고기가 죽는 것처럼, 사람에게 정기가 마르면 생명을 잃게 된다. 그 현상은 작은 먼지가 물에 빠져 사라지고, 눈 한 송이가 끓는 물에서 녹아버리는 것과 같다.

 

左腎屬水(좌신속수)            : 좌신(左腎)은 수(水)에 속하고

右爲命門屬火(우위명문속화) : 우신(右腎)은 명문(命門)이며 화(火)에 속한다.

膀胱爲左腎之腑(방광위좌신지부) : 방광은 좌신의 부(腑)가 되고,

三焦爲右腎之腑(삼초위우신지부) : 삼초(三焦)는 우신의 부가 된다.

上焦在膻中內應心(상초재전중내응심) : 삼초 중에, 상초(上焦)는 전중(膻中)에 있는데 안으로 심장에 응하고,

中焦在中脘內應脾(중초재중완내응비) : 중초(中焦)는 중완(中脘)에 있는데 안으로 비(脾)에 응하고,

下焦在臍下(하초재제하) : 하초(下焦)는 배꼽 밑(臍下)에 있는데

卽腎肝動氣(즉신간동기) : 곧 신간동기(腎肝動氣)이다.

有二白脉(유이백맥) : 두 줄기의 흰 맥(脈)이

自中而出(자중이출) : 내장(內臟)에서 나와

夾背而上貫於腦(협배이상관어뇌) : 등을 끼고 위로 뇌(腦)에 관통하였다.

方其湛寂(방기담적) : 바야흐로 담담하게 고요히 있으며

慾念不興(욕념불흥) : 정욕(情慾)이 일어나지 아니하였을 때는

精氣散於三焦(정기산어삼초) : 정기(精氣)가 삼초에 분포되어

榮華百脉(영화백맥)            : 모든 맥을 왕성하게 하다가,

及慾想一起(급욕상일기)       : 정욕에 대한 생각이 한 번 일어나면

慾火熾然(욕화치연) : 욕화(慾火)가 치열해져서

翕撮三焦(흡촬삼초) : 삼초의 정기를 휘몰아

精氣流溢(정기류일) : 넘치게 하며

並從命門輸瀉而去(병종명문수사이거) : 명문으로 해서 사출(瀉出)되어 나가니,

豈不可畏哉(기불가외재)                  :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람의 신체에서, 왼쪽 신장(腎臟)은 수(水)에 속하고, 오른쪽 신장(腎臟)은 명문(命門)이면서 화(火)에 속한다. 방광(膀胱)은 좌신(左腎)의 장부(臟腑)가 되고, 삼초(三焦)는 우신(右腎)의 장부(臟腑)가 된다. 삼초(三焦)중에 상초(上焦)는 배꼽에 있으면서 안으로 심장에 상응(相應)하고, 중초(中焦)는 중완(中脘)에 있으면서 비장(脾臟)에 상응(相應)하고, 하초(下焦)는 배꼽 밑(臍下)에 있는데 신장(腎臟)과 간장(肝臟)의 기(氣)를 움직인다.

 

 여기서 신장과 간장에서 생긴 두 줄기의 힌맥(白脉)이 내장(內臟)에서 나와 등줄기를 따라 뇌(腦)에 연결되었다. 본래는 고인 물처럼 담담(湛湛)하고 고요하여 정욕(情慾)이 일어나기 전에는 정기가 삼초(三焦)에 분포되어 모든 맥(脉)을 왕성하게 하다가, 정욕(情慾)이 한번 일어나면 불처럼 뜨거워져서 삼초의 정기를 휘몰아 넘치게 하여, 명문(命門)을 통하여 사출(瀉出)시키니, 어찌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所稟者厚(소품자후)            : 타고난 체질이 후(厚)하면

食飮多精力健(식음다정력건) : 음식을 많이 먹고 정력(精力)도 건장하므로

或少過其度(혹소과기도)       : 가끔 정도에 지나치더라도,

譬之井焉(비지정언) : 이를 우물에 비교하면

源深流長(원심류장) : 원류(源流)가 깊어서

隨汲隨滿(수급수만) : 퍼 쓰는 대로 채워지는 것과 같다.

猶懼其竭(유구기갈) : 그래도 오히려 바닥이 날까 걱정을 하는데,

若所稟者薄(약소품자박) : 만약 타고난 체질이 박(薄)하면

元氣本弱(원기본약) : 원기가 본래 약하여

食減精耗(식감정모) : 음식이 감소되고 정력도 모산(耗散) 된다.

而强爲之(이강위지) : 그런데도 억지로 기욕을 하려고 하면

是怯夫而效馮婦(시겁부이효풍부) : 이는 겁쟁이가 풍부(馮婦;춘추 때 晉 나라의 장사)를 본받으려는 것이니,

適以劘虎耳(적이마호이)            : 이는 호랑이 이빨을 긁는 격이다.

 

 *사람의 타고난 천품(天稟)이 넉넉하면, 음을 잘 먹어 정력도 강함으로 다소 과하게 소비하더라도 걱정할 것이 없다. 마치 수원(水源)이 넉넉한 우물 같아서 많이 퍼내도 채워지지만, 그래도 혹 마를까 염려하기도 한다.

 

 만약 타고난 체질이 허약해서 음식도 잘 소화하지 못하는 약골(弱骨)은 원기(元氣)가 모자란다. 그런데 억지로 성욕을 채우려하면 나약(懦弱)한 사람이 장군(將軍)을 흉내내려하는 것 같은 것이니, 마치 손으로 호랑이 이빨을 긁는 것과 같다.

 

精未通(정미통)                        : 정기(精氣)가 통(通)하기 전에

而御女以通精則(이어녀이통정즉) : 여자를 거느리고 통정(通情)을 하면

則五軆不滿(즉오체불만)             : 오체(五體 눈ㆍ코ㆍ입ㆍ귀ㆍ생식기)가 충만하지 못하게 되며

異日有難狀之疾(이일유난상지질) : 훗날 형용하기 어려운 병을 갖게 된다.

 

 *남자가 성숙해서 몸에 정기(精氣)가 차기도 전에 여인과 정을 통하면, 눈, 코, 입, 귀, 생식기 등 오체(五體)에 고루 충만하지 못하여, 장성한 뒤에 난치병에 걸릴 수 있다.

 

男子破陽太早(남자파양태조) : 남자가 너무 일찍 파양(破陽)을 하면

則傷其精氣(칙상기정기)       : 정기(精氣)가 손상되고,

女子破陰太早(녀자파음태조) : 여자가 너무 일찍 파음(破陰)을 하면

則傷其血脉(칙상기혈맥)       : 혈맥(血脈)이 손상된다.

 

 *남자가 너무 일찍 성생활을 하면 그 정기(精氣)가 손상되고, 여성이 너무 일찍 성생활을 하면 몸의 혈맥(血脈)이 손상된다.

 

慾多則精損(욕다칙정손) : 정욕(情慾)이 많으면 정기가 손상되고,

肝精不固(간정불고) : 간정(肝精)이 굳지 못하면

目眩無光(목현무광) : 눈이 침침하고 광채가 없으며,

肺精不交(폐정불교) : 폐정(肺精)이 조화되지 않으면

肥肉消瘦(비육소수) : 기육(肌肉)이 야위고,

腎精不固(신정불고) : 신정(腎精)이 굳지 못하면

神氣減少(신기감소) : 신기(神氣)가 감소되며,

脾精不堅(비정불견) : 비정(脾精)이 굳지 못하면

齒髮浮落(치발부락) : 이빨이 솟고 머리털이 빠진다.

 

 *정욕(情慾)이 지나치면 몸의 정기(精氣)가 손상되고, 간(肝)의 정기가 견고하지 못하면 눈이 침침하고, 폐(肺)의 정기가 조화(調和)롭지 못하면 피부가 야위고, 신(腎)의 정기가 굳지 못하면 신기(神氣)가 감소하고. 비위(脾胃)의 정기가 굳지 못하면 이(齒)가 솟고 머리털(髮)이 빠진다.

 

腎陰內屬於耳中(신음내속어이중) : 신음(腎陰;생식기능)은 귀 속에 속해 있고,

膀胱脉出於目眥(방광맥출어목자) : 방광의 맥(膀胱脈)은 목자(目眥;눈의 귀 쪽으로 째진 구석)에서 나왔는데,

耳閉目盲(이폐목맹)            : 귀가 먹먹해지고 눈이 침침해짐은

乃房之爲患也(내방지위환야) : 방사(房事;성생활)로 생긴 증세이다.

 

 *사람의 생식기(生殖器)는 귀(耳)에 속해 잇고, 방광의 맥(膀胱脉)은 눈초리- 목자(目眥)에서 나왔는데, 사람이 눈이 침침해지고 귀가 먹먹해짐은 성생활(性生活)에서 생긴 병이다.

忌其人者有九(기기인자유구) : 성생활에 금기 할 대상의 사람이 아홉 종류인데,

或年高大(혹년고대)            : 나이 많거나,

或有痼疾(혹유고질)            : 고질이 있거나,

或唇薄鼻大(혹진박비대) : 입술은 얇으면서 코는 크거나,

或齒疏髮黃(혹치소발황) : 이가 엉성하고 머리털이 노랗거나,

或莎苗强硬(혹사묘강경) : 또는 사묘(莎苗;陰毛)가 너무 억세거나,

或聲雄(혹성웅) : 소리가 웅장하거나,

或肉澁不膏(혹육삽불고) : 살갗이 거칠고 기름기가 없거나,

或情性不和(혹정성불화) : 성정(性情)이 온화(溫和)하지 못하거나,

或性悍妬忌(혹성한투기) : 성품이 사납고 투기를 하는 자는

皆能損人(개능손인) : 모두 사람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으니,

不宜犯之(불의범지) : 이런 사람을 범(犯)해서는 안 된다.

 

 *금기(禁忌)할 성행위(性行爲) 대상(對象)에 아홉 가지 유형이 있다.

 

1) 나이가 많거나

2) 고질병이 있거나,

3) 입술이 얇고 코가 높거나,

4) 이가 엉성하고 머리가 노랗거나,

5) 음모(陰毛)가 너무 억세거나,

6)음성이 웅장하거나,

7)피부가 거칠고 윤기가 없거나,

8) 성품이 온화하지 못하거나,

9) 성품이 사납고 투기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모두 사람을 손상시킬 수 있는 기질이니 범하는 것을 삼가거나 범하지 말라.

 

婦人不必顏色姸麗(부인불필안색연려) : 부인은 굳이 예쁠 필요는 없다.

但得少年未經出乳(단득소년미경출유) : 다만 나이 적고 아직 젖을 먹이지 않았으며,

多肥肉益也(다비육익야)                        : 살이 오동포동하면 유익하다.

若細髮目睛黑白分明(약세발목정흑백분명) : 만약 머리털이 가늘고 눈동자의 흑백(黑白)이 분명하며,

軆柔骨軟不大(체유골연불대)       : 몸이 유연하며 뼈대가 연약하여 크지 않으며,

肌膚細滑(기부세활)                  : 살갗이 매끄럽고

語音和調亦益也(어음화조역익야) : 말소리가 온화하면 또한 유익하다.

 

 *얼굴이 곱지 않아도 된다. 나이가 나보다 어리고 회임(懷妊)하거나 출산(出産)한 경력이 없으며, 살이 적당히 붙고, 머릿결이 가늘고 눈동자의 흑백(黑白)이 분명하면 좋은 여인이다.

 

 또 신체가 유연(柔軟)하고 골격이 그리 굵지 않으며, 피부가 부드러우며 윤택하고, 음성이 온화(溫和)하면 좋은 여인이다.

 

忌其時者十(기기시자십) : 성교를 함에 있어서 금기하는 때가 10가지인데,

衝冒寒暑(충모한서) : 추위와 더위를 무릅쓰고 한다던가,

飽食醉酒(포식취주) : 배부를 때, 취했을 때,

喜怒未定(희노미정) : 기쁨과 노여움이 가라앉지 않았을 때,

疾病未平(질병미평) : 질병이 회복되지 않았을 때,

遠行疲乏(원행피핍) : 먼 길을 걸어 피로에 지쳤을 때,

犯畢出行(범필출행) : 범필(犯蹕;왕이 행차하는 길을 범함)하고 출행(出行)했을 때,

大小便訖(대소편흘) : 대소변을 금방 보았을 때,

新沐浴後(신목욕후) : 새로 목욕을 한 뒤와

女人月潮(녀인월조) : 여인의 월조(月潮;생리기간) 중,

無情强爲(무정강위) : 그리고 정이 없으면서 억지로 하는 것은

皆使人神氣昏憒(개사인신기혼궤) : 모두 사람으로 하여금 신기(神氣)가 혼몽해지고

心力不足(심력불족) : 심력(心力)이 부족해지며,

四軆虛羸(사체허리) : 사체가 파리해져서

萬病乃作(만병내작) : 온갖 병이 생기게 하는 것이니,

特宜愼之(특의신지) : 특히 그러한 점에 삼가야 한다.

 

*성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 때가 10가지가 있다.

1) 추울 때와 더울 때,

2) 포식하거나 술에 취했을 때,

3) 기쁘거나 성내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을 때,

4) 먼 길을 걸어온 뒤에 여독이 풀리지 않았을 때,

5) 왕의 행차를 보고 외출했을 때,

6) 화장실에 다녀 온 직후,

7) 목욕을 바로 끝낸 뒤,

8) 여인의 생리(生理)중,

9) 감정이 동하지 않았는데 강제로 하는 행위,

10)오랜 병이 회복되지 않았을 때,

 

 이상의 경우에는 정신이 혼몽(昏懜)해지고, 마음과 힘이 부족하여 사체(四體)가 피로해져서, 여러 가지 병이 생기기 쉬우니 마땅히 조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