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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안정복(安鼎福)의 좌우명(座右銘)

은행골 2011. 1. 22. 05:21

48. 안정복(安鼎福)의 좌우명(座右銘)

 

 

 안정복(安鼎福)은 조선후기의 실학자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중국사에 종속시켜 다루는 것을 반대하고 독자적인 영역으로 서술했으며, 봉건사회의 점진적인 개혁을 주장했다. 본관은 광주(廣州), 자는 백순(百順), 호는 순암(順菴), 한산병은(漢山病隱),우이자(虞夷子), 상헌(橡軒)이다.1712(숙종 38)~1791(정조 15).

 

 그의 집안은 당시의 중앙정계로부터 소외되고 있었던 남인 계열로 아버지는 관직에 나간 적이 없었으며, 그 자신도 한 번도 과거에 응시하지 않았다. 1746년 이웃 고을인 안산에 살던 이익(李瀷)을 만나 경세치용(經世致用)의 학문을 배우게 되었다. 당시 학자들의 '먼 것에 힘쓰고 가까운 것을 소홀히 하는' 태도를 비판하고, 공자가 말한 하학상달(下學上達)의 방법론을 취하여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사물로부터 진리를 추구하는 방법을 강조하고 있다.

 

좌우명(座右銘)

 

 

日欲曉矣(일욕효의) : 날이 밝으려 하는데

爾寢斯覺(이침사각) : 네가 잠에서 막 깨어난다.

朝暾東明(조돈동명) : 아침 해 동쪽을 비추고

上帝下矚(상제하촉) : 하느님 위에서 내려다보신다.

惟此一心(유차일심) : 오직 이 한 마음

易以失中(역이실중) : 중도를 잃기 쉽다

庶幾惕厲(서기척려) : 바라건대, 조심하여

毋椓天衷(무탁천충) : 본연의 양심을 잃지 말라

日已午矣(일이오의) : 해가 이미 중천에 있다

爾應多岐(이응다기) : 너는 응당 망설임이 많으리라

事有義利(사유의리) : 일에는 의리가 있고

心有公私(심유공사) : 마음에는 공심과 사심이 있다

操心處事(조심처사) : 조심해서 일을 처리하되

必審其幾(필심기기) : 반드시 그 기미를 살펴야 한다.

如或差忽(여혹차홀) : 혹시라도 차질이 생긴다면

過將誰歸(과장수귀) : 허물이 누구에게 돌아가겠는가?

日之夕矣(일지석의) : 해가 이미 저녁이다.

爾事向歇(이사향헐) : 너의 일도 쉬려고 하는구나.

處心應物(처심응물) : 마음 씀과 남을 대함에는

能不有忽(능불유홀) : 능히 소홀함이 있지 않았는가?

如有差失(여유차실) : 실수함이 있었다면

悚然省念(송연성념) : 두려워하며 반성할 것이다.

若其無違(약기무위) : 잘못된 일이 없었다면

益加收斂(익가수렴) : 더욱더 자신을 가다듬어라

日將昏矣(일장혼의) : 날이 어두워지는구나.

爾心漸怠(이심점태) : 네 마음은 점점 게을러진다

不欺闇室(불기암실) : 어두운 방에서도 속이지 않음을

古人所貴(고인소귀) : 옛사람은 귀하게 여겼다

敬貫動靜(경관동정) : 공경은 동과 정에 통하고

誠則能一(성칙능일) : 성실하면 전일하게 할 수 있다

貞而復元(정이부원) : 정(貞)에서 원(元)으로 회복하듯

又有明日(우유명일) : 다시 또 내일이 있게 될 것이다.

 

 

하루를 네 번으로 구분했다,

 

먼동이 트는 새벽에는 하늘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하느님을 생각하고, 시작하는 하루 동안 중용을 잃지 않고 본연의 양심에 따라 살기를 다짐하라.

 

해가 중천에 뜨면 활발한 일상이 펼쳐지는 때다. 의리(義理)와 공사(公私)를 구별해서 행동하고 처신하라. 잘못되면 그 결과가 모두 너에게 돌아오리라.

 

해가 지는 저녁때가 되면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는 때다. 내가한 일이 잘못되지 않았는지 돌이켜보아, 잘못된 것은 두려운 마음으로 반성하고, 잘 했으면 더욱 더 잘하려는 마음을 지녀라.

 

날이 어두워지는 밤이다. 마음이 나태해지기 쉬운 시간이다. 옛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자신을 속이지 않음을 귀히 여겼다. 움직일 때나 고요할 때 모두 공경해서 지성한 마음으로 전일하게 지켜라. 주역(周易)에서 이르기를,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원(元) 다음에 다시 정(貞)으로 돌아간다 하였으니, ‘오늘이 지나면 또 내일이 온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