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타/노우트

49. 최한기(崔漢綺)의 칠취칠불취(七取七不取)

은행골 2011. 1. 22. 05:22

49. 최한기(崔漢綺)의 칠취칠불취(七取七不取)

 

 

 최한기(崔漢綺)는 조선조 말기의 실학자로 조선 후기의 실학사상을 계승하면서 그것을 더욱 전진적으로 전개시켜 근대적 개화사상에 연결시키는 교량적 역할을 수행했다. 본관은 삭녕(朔寧)이고, 자는 운로(芸老), 호는 혜강(惠崗)·패동(浿東)·명남루(明南樓)·기화당(氣和堂)·가산제경루(舸山霽景樓)이다.(1803~1877) 생원시에 합격했으나 벼슬을 단념하고 학문 연구에 전심했다. 1872년 큰아들 병대(柄大)가 조정의 시종(侍從)이었으므로 관례에 따라 노인직(老人職)으로 첨지중추부사(僉知中樞府事)가 되었다.

 

 

칠취칠불취(七取七不取-일곱 가지 취할 것과 일곱 가지 취하지 않을 것)

 

 

사람에게 있어 기운(氣運)의 변화(變化)가 얼굴모습에 나타나는데, 그 중에 취할만한 것이 일곱 가지다.(氣化現於容貌 有所長之可取者七)

 

1) 용모가 단정하고 기운이 화평한 자는 충효(忠孝)의 상이다. (貌端氣和者忠孝)

2) 골격이 바르고 태도가 고요한 자는 평등(平等)의 상이다. (骨正色靜者平等)

3) 눈썹이 펴지고 눈이 큰 자는 관용(寬容)의 상이다. (眉開眼大者寬容)

4) 기운이 화평하고 우아한 자는 순수(純粹)의 상이다. (氣和聞暇者純粹)

5) 얼굴이 펴지고 콧마루가 누른 자는 은혜(恩惠)의 상이다. (面開準黃者施惠)

6) 코가 곧고 신기(神氣)가 일정한 자는 상도(常道)의 상이다. (面開準黃者施惠)

7) 용모가 엄숙하고 예스러운 자는 강직(剛直)한 상이다. (形肅貌古者剛直)

 

또 취하지 않을 것이 일곱 가지가 있다.(又有不取者七)

 

1) 눈이 흉하고 정신이 노출된 자는 험악하다. (眼凶神露者險惡)

2) 눈 밑에 고운 기색이 있는 자는 사특(邪慝)하며 비루(鄙陋)하다.(眼下嫩色者邪穢)

3) 눈이 움푹하고 살이 두드러진 자는 가혹한 성품이다. (眼深肉橫者苛察)

4) 눈에 분기(忿氣)가 있는 자는 과장(誇張)이 많다. (眼有忿氣者矜誇)

5) 눈을 번득이고 얼굴빛이 잡된 자는 남과 잘 다툰다. (眼急色雜者奔競)

6) 흘려서 보고 얼굴에 웃음을 띠우는 자는 아첨한다. (視流容笑者諂諛)

7) 기운이 거칠고 몸을 흔드는 자는 구차(苟且)하다. (氣麤身搖者苟且)

 

 이 일곱 가지 취할 것과 취하지 말 것의 항목은 모두 상서(相書)에서 발췌하여 보인 것이며, 그 개략적인 것만을 취했을 뿐 상세한 내용은 생략하였다. 이를 참고하여 자신과 타인에 적용한다면 어찌 용모의 운화(運化)에 변화가 없겠는가?(惟此七取七不取 出於相書所論 而取其大略倣似 不取其逐條局定 固當參互變通 豈無運化遷移)

 

 사람의 마음은 눈으로 볼 수 없으니 누구도 판단의 기준을 삼을 수 없으나, 얼굴모양은 눈으로 볼 수 있어서 바라보아 형체를 가늠하고, 얼굴빛의 변화를 보아서 마음의 운화(運化)를 추단할 수 있다. 이를 동양 문화권에서는 관상학(觀相學)이라한다. 동양의 관상학은 오랜 세월동안 혜안(慧眼)을 지닌 선각자(先覺者)에 의하여 계발(啓發)되었는데, 긴 세월동안의 통계(統計)와 유추(類推)를 통하여 예단(豫斷)하는 방법이다.

 

 상서(相書)에 이르기를, ‘얼굴모양의 생김새가 잘 생겨도 손금이 잘 생긴 것만 못하고(觀相不如手相), 손금이 잘 생겼어도 발 금이 잘 생긴 것만 못하고(手相不如足相), 발 금이 잘 생겼어도 골격이 잘 생긴 것만 못하고(足相不如骨相), 골격이 잘 생겼어도 마음이 잘 생긴 것만 못하다.(骨相不如心相) 그러므로 모든 상이 마음의 상 보다 더한 것은 없다.(故萬相不如心相)‘ 고 하였다.

 

 그러나 마음의 상은 볼 수 없지만, 사람의 마음이 감정으로 바뀌면 얼굴에 색(色)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붉고(赤), 희고(白), 푸르고(靑), 검고(黑) 또는 누르게(黃)나타나면서 그 것으로 운세(運勢), 길흉(吉凶) 화복(禍福) 등 각종 인사와 관련된 것들을 점칠 수 있다 하였다. 그래서 마음가짐에 따라 얼굴모양이 바뀌고 손이나 발의 금도 바뀐다고 했다.

 

 사람이 타고난 명은 스스로 운전하기에 따라 바뀌며 변하고 그에 따른 모양도 변화한다는 것이다. 그 것을 다른 말로 운명(運命)이라 하는데, 운명이란 말은 명(命)을 운전해 간다는 말이기도 하다.

 

 실학자인 혜강선생은 자신이 판단하는 사람 식별하는 기준을 두었는데, 취하지 않아야하는 일곱 가지(七不取) 인상(人相)을 설명하면서, 일곱 가지 중에 여섯 가지가 눈과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사람의 얼굴 중에서 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깨어 있을 때는 정신이 눈에 거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면서 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게 되는데, 좋은 사람을 만나 성공하고 사람 잘못만나서 실패하게 되니 사람을 만날 때 이 교훈을 잘 지키면 혹 득이 될까 하여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