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터/아름다운 시

뽀꾸기 -박목월-

은행골 2015. 7. 1. 15:05

뻐꾸기​

                               박목월 요/ 외국곡​

​                       

뻐꾹 뻐꾹 봄이 가네

뻐꾸기 소리, 잘 가란 인사

복사꽃이 떨어지네

뻐꾹뻐꾹 여름 오네

뻐꾸기 소리 첫 여름 인사

잎이​ 새로 돋아나네

5월 끝자락부터  복숭아가 엄마 지금이 봄이야, 여름이야를 묻곤 했다.

글쎄... 5월​은 봄인가, 여름인가? 6월은? 늦봄도 되고 초여름도 되려나.

아이는 날씨와 계절을 매칭시키는 개념이 없다 쳐도 나 역시 잘 모르겠다.

(현실과 개념의 차이는 이런 데서조서조차!)

어느 계절인 것이 왜 궁금할까 궁금하다 보니 복숭아가 요즘 집에서 이 노래를 부른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아아~ 봄, 여름을 노래하다 보니 봄 여름이 궁금해졌구나.

노래대로라면 잎이 새로 돋아나는 때부터가 여름이니 지금은 여름이구나.

엄마도 이제 알았다.^^

그러고 보니 이 노래 악보의 요에 박목월이란 이름이 선명하다.

박목월 선생이  작사를 하신 것도 신기하고 노래란 뜻의 '요'가 작사에 명기된 것도 신기하다.

노래라면 으례 멜로디가 떠오르게 마련이라 어쩐지 가사는 노래라는 드라마의 조연쯤 같았는데

박목월 선생의 힘인가? 내가 가사의 힘을 과소평가 하고 있었음인가? 아님 노래의 개념을 애초에 잘못 알고 있었음인가?

어쨌든 가사에 요가 붙으니 반갑다. 복숭아 표현으로 조으다.

국문학 전공자라서인가?

지난 번 포스트에 나태주 선생의 풀꽃을 올리고 우연히 나태주 선생에 관한 기사를 보게 됐는데 존경하는 시인으로 박목월 시인을 꼽으셨다. 한때 서정주 시인의 시에 몰두했던 적도 있으나 그분의 악마적 미학에 숨이 막히셨는지 결국 박목월 선생에게 귀의하게 되시더라고. 그러고 보니 박목월 선생의 시는 사람을 숨쉬게 하는 것 같다. 어떤 수사적 욕심도 없는 것 같다. 미학도 철학도 강요하는 바가 없다. 그분의 싯구대로 '구름에 달 가듯이' 쓰시는 것 같고 읽는 이들도 그렇게 읽는 듯하다.

복숭아가 박목월 선생을 노래해서 참 좋았다.

복숭아야~​

엄마가 달달 볶을 때면 뻐꾸기란 노래의 그늘에서 한 숨 쉬렴.

어​쩜 이것이 첫번째 엄마의 병주고 약주고 처방인듯 싶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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